(R) "힘든 시련, 가족 힘으로 극복했죠"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언제 마지막으로 했는지 기억하십니까 늘 가까이 있지만 표현하는건 언제나 쑥쓰럽기만 하죠. 인생의 힘든 순간을 가족의 힘으로 극복한 한 가족의 이야기가 지역을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김동엽기자가 어떤 사연인지 들어봤습니다.
【 기자 】
나무를 다듬는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에게 베푼다는 뜻을 가진
‘무주상보시’가 새겨진 서각.
자신이 받은 주변의 도움을
이제 사회로 다시 돌려주고 싶다는
농부 김지열씨의 작품입니다.
90년 초반, 당시 농민에겐
가장 큰 상인 ‘새농민 상’을
수상할 정도로 유능한 농부였던 김씨.
업을 키우기 위해
주변 농민들과
대출까지 감행했지만
IMF 여파로 빚은 불어났고
결국 다섯식구가 화장실도 없는
2칸 컨테이너에 살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지열 / 사천시 사남면
14:45:04:23
국가위기인 IMF(사태)가 와서 농사꾼들이 파산처리가 되는 그런 과정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농협에 대출금을 갚지도 못하고 어떤 사람들은 도산하고 어떤 사람들은 자살까지 하고...
//
막노동과 우유·신문배달까지
돈이 되는 일이면 뭐든지 했습니다.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냈습니다.
아내도 힘을 보탰습니다.
▶인터뷰 최인순 / 사천시 사남면
최대한 안 쓰려고... 빚 더 이상 안 내려고 고장이 나도 안사고 최대한 아껴 쓰고 그렇게 했죠. 또 빚내면 안 되니까...
//
힘들 때 마다 그를 지탱했던 건
가족입니다.
빚 독촉을 받으며
끼니를 걸러야 했던 적도
있었지만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늘 가족 앞에선 웃고
서로를 보듬었습니다.
가난했지만 정직했던
김씨의 사정을 전해들은이들의
도움도 이어졌습니다.
집을 짓기위해 필요한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사남면민들이 탄원서를 작성해
시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먼곳에서 얘기를 들은
건축업자는 건설자재를 선뜻
그에게 건네기도 했습니다.
김씨가 자신의 서각작품
기증과 지역사회 나눔활동을
이어가는 이윱니다.
김씨 가족은 얼마전
경남도 행복한 가족상
시상식에서 ‘희망가족상’을 수상했습니다.
위기를 극복해 나눔을 실천하는
모범적 가정을 뽑는 공모전에
김씨의 딸 미진씨가
사연을 접수했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다른 가정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말합니다.
14:58:17:25
▶인터뷰 김미진 / 사천시 사남면
사랑. 특히 가족이라는 그 보금자리가 가장 크기 때문에 힘드시더라도 내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을 생각하고 자식을 생각하고 부모를 생각한다면 아마도 더 큰 힘이 생길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끝이 없어 보이는
긴 터널 속 어둠뒤엔
찬란한 빛이 반드시 있다며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김씨 가족의 이야기가
지역을 따뜻하게 하고 있습니다.
SCS 김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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