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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차별과 편견 해소하자..세상과 소통 넓혀가는 한센인들

2024-07-02

김연준 기자(kimfed@s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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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에는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시설인 성심원이 있습니다. 이곳은 사람들의 편견 속에 격리돼 육지속의 섬으로 불려왔는데요. 세상과 소통하려는 한센인과 시설의 꾸준한 노력 끝에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김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한센 병력자에 대한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방황하다 쫒기듯 성심원으로
온 한센인 A씨.

고향을 등지고 떠난
10대 아이는 어느덧
70대 중반의 노인이 됐지만,

가족에게 조차도 의지하지
못했던 과거의 기억은 여전히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 인터뷰 : 성심원 거주 한센인
- 처음에 한센병 걸렸을 때 진짜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암흑이었죠. 부모, 형제 있고 이러니까 '나 하나만 없어지면 된다' 하는 생각에서... 산촌에 가면 음식도 안 주고, 우리를 쳐다보는 눈이 고운 시선이 아니고...

60여년 전, 진주의 한센인
마을 구생원에서 독립한
한센인들이 만든 성심원.

한때 500여명의 한센인이
살았지만, 편견 속에 세상과 격리돼
육지속의 섬으로 불려왔습니다.

지금처럼 다리가 없어
배가 유일한 외출 수단이던 때는
인근 마을 사람들이 건너편에서
이들이 뭍으로 나오는 것을
감시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그런데 최근 민간이 운영하는
한의원이 들어섰고,
올해 성심원을 지나는
버스 노선도 생기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여년 전부터 외부인
초청 행사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바깥 세상의 문을
두드린 성심원과 한센인의
노력이 빛을 발한겁니다.

정부에서도 성심원을 방문해
현장 고충을 청취하는 등
발을 맞추고 있는 상황.

성심원은 이에 힘입어
시민과의 소통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사무동 건물을 리모델링해
화덕피자를 파는
카페를 본격 운영하고,
시설 내 운동장에 파크 골프장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엄삼용 / 성심원장
- 같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지 속의 섬처럼 어떤 차별화된 존재로서 지금까지 살아오셨잖아요. 이런 부분들을 극복하고 시민의 권리를 회복시키고 일반 주민으로 같이 어우러져서...

현재 이곳에 남은
한센인은 70여명.

백신 보급으로 평생
한센병을 앓는 환자가
더 나오지 않게 되면서
마지막 세대가 된 이들이
차별과 편견으로 쌓인
한을 풀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SCS 김연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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