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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들봄(입춘) 오면 봄도 올까"..토박이말 달력

2020-01-27

김현우 기자(haenu99@s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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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 형태는 일제강점기에 들여온 것인데요. 때문에 거의 모든 표기가 중국과 일본식으로 표현돼 있습니다.
(여) 진주의 한 단체가 순우리말로 된 달력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김현우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계절의 구분을 위해 한해를
24개 시기로 나눠 놓은 절기.
하지만 중국력을 따르다 보니
모든 단어가 한자어입니다.

(CG) 봄의 시작을 뜻하는 입춘부터
여름의 입하, 가을의 입추,
겨울의 입동 등 비교적
잘 알려진 단어는 그나마 낫지만
청명과 곡우, 망종, 백로, 한로 등은
단어가 어려워 젊은 세대는
모른 채 넘어가는 일이 많습니다.

요일도 한자어와 영어로
공동표기돼 있고
월과 일 모두
아라비아 숫자로만 표현돼
어딘지 딱딱한 느낌이 묻어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지만
정작 우리 말은 거의 없는 셈.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가
순우리말 달력을 만든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이창수 / (사)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
- "일본식으로, 일본사람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만든, 번역한 그런 말들인데 우리는 그것을 나라를 되찾은 지"

▶ 인터뷰 : 이창수 / (사)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
- "올해 75해째 돼 가는데 그걸 아직도 쓰고 있다는 것... 이걸 우리 한 번 돌아보자... 그리고 이것이 본디"

▶ 인터뷰 : 이창수 / (사)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
- "우리 것이 아니라면, 다른 데서 들어온 거라면 우리답게, 우리 식으로 바꿀 수 있는데..."

토박이말 달력을 보면
(CG) 12달은 각각
한밝달과 들봄달, 온봄달, 무지개달,
들여름달, 온여름달, 더위달, 들가을달,
온가을달, 열달, 들겨울달,
섣달로 표기했는데
각 달의 구분뿐만 아니라
저마다 의미를 담고 있어
그 달의 특성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CG) 한자어인 24절기도 마찬가지.
소한은 좀추위, 대한은 한추위,
입춘은 들봄, 춘분은 온봄 등
토박이말로 표현돼 있습니다.
특히 경칩은 깸날, 곡우는 낱알비,
소만은 풀커, 망종은 벼사름 등
어려운 한자어를 의미 해석을 통해
아름다운 순우리말로 바꿔 놨습니다.

이밖에 요일은 일요일만 밝날로 적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한글 수사로 표현해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 인터뷰 : 이창수 / (사)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
- "1월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2월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사실은 그 숫자만 가지고는 알기 어렵거든요."

▶ 인터뷰 : 이창수 / (사)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
- "그 달이 갖고 있는 뜻, 그 달에서 알 수 있는 느낌, 이런 것들을 그대로 담아서 달 이름을 붙였고요."

뿐만 아니라 이 달력에는
각각의 달에 어울리는
순우리말이 적혀 있어
한글 교재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강병환 / (사)토박이말바라기 으뜸빛(이사장)
- "한글로 표기돼 있다고 해서 우리말이 아니고 그 뜻과 의미도 우리말이어야 된다... 그런 취지에서"

▶ 인터뷰 : 강병환 / (사)토박이말바라기 으뜸빛(이사장)
-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달력이니까... (향후 목표는) 우리말로 된 교과서를 만들어 보는 겁니다."

▶ 인터뷰 : 강병환 / (사)토박이말바라기 으뜸빛(이사장)
- "순우리말로, 뜻과 의미도 우리말로 돼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고..."

외국어에 밀려
조금씩 설자리를 잃어가는 순우리말.
작은 달력에서 찾는 순우리말이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SCS 김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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