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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5) 성폭력상담소의 불편한 민낯

2020-01-29

조진욱 기자(mudcho@s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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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갑질과 폭언은 물론 강사료와 월급까지 상납해야 했던 사천성폭력상담소 직원들.
(여) 이같은 논란 속에 상담소는 오는 31일 폐쇄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천성폭력상담소의 불편한 민낯을 조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4년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문을 연
사천성폭력상담소.

하지만 정작
직원들에겐 그 어느 곳보다
가혹했습니다.

상사의 폭언과 갑질은 물론
명절음식까지 도와야 했고,
심지어 외부 강사료 환급과 함께
월급의 일부를
모법인으로 상납하는
수상한 계좌 흐름도
포착됐습니다.

▶ 인터뷰 : 사천성폭력상담소 전 직원 / (음성변조)
- "상담소에서 저희 통장으로 다 집어 넣었다가 바로 들어오고 바로 빠져나가죠. 입사할 때 그게 관례고..."

▶ 인터뷰 : 사천성폭력상담소 전 직원 / (음성변조)
- "저희가 만약에 학교 강의를 나갔다 그럼 70%를 법인에다 넣어줘요."

이러한 논란 속에
직원들은 대부분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하지만 관리감독 기관인
사천시는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사천시 여성가족과 관계자 / (음성변조)
- "제대로 운영이 되는지 이런 거는 한번씩 (점검을) 갑니다. 가는데 월급 준 게 다시 되돌아 온다든지 이런 거까지는..."

논란이 공론화되자
법인은 조직쇄신이 아닌
자체 이사회를 통해
1월 31일자로
상담소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사천 지역
성폭력 피해자들의
버팀목이 사라졌고,
상담원들도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된 겁니다.

무책임한 도피성 폐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사천시 여성가족과 관계자 / (음성변조)
- "저희들이 다른데 그분들을 바로 고용승계해서 취업을 해드리고 그런 절차는 현재는 확정된 건 없습니다."

사천시의 자체 감사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단법인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 보니
성폭력상담소 자료만
들여다 보는
반쪽짜리 감사라는 것.

또 법인과 상담소가
스스로 문을 닫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사실상 징계가 무의미합니다.

▶ 인터뷰 : 사천시 여성가족과 관계자 / (음성변조)
- "법인의 부설이다 보니까 법인 대표의 말에 상담소가 운영되는 그런 경향이 있었습니다."

성폭력상담소 문제는
사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국 170여 개
성폭력상담소 모두
개인이나 법인이 운영하다 보니
지자체의 직접 감사는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CG]
실제로 대전과 대구의
성폭력상담소에서도
보조금 부당수령과 같은
비슷한 사례가 일어났습니다.

그렇다고 지자체에서
직영이나 위탁할 여건도 안 됩니다.

결국 제도적 허점에 의해
조직 내 비위는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여성가족부 관계자 / (음성변조)
- "별도로 회계상으로 안 나타날 경우가 있을 순 있잖아요. 제도적으로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순 있겠죠."

▶ 인터뷰 : 여성가족부 관계자 / (음성변조)
- "근데 제가 알기론 법인이라든지 이런 곳들도 당연히 운영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관리감독 기관이 있을 거고요."

투명한 조직문화를 원했던
상담원들의 외침은
결국 실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의 용기가 헛되이 되지 않도록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자들의
보다 깊이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scs 조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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