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80년 만에 돌아온 '한널마을'..주민들이 바꿨다
[앵커]
한 마을 이름에는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익숙하게 불러온 마을 이름이 사실은 일제강점기의 흔적이었다면 어떨까요. 사천의 한 마을이 주민들의 힘으로 80여 년만에 이름을 바로잡았습니다. 보도에 김상엽 기잡니다.
[리포트]
사천시 곤양면 대진리의 한 마을.
60여 명이 거주하는 이곳 마을은, 80년 넘게 '한월마을'로 불려 왔습니다.
문제는 원래 이름이 따로 있었다는 점입니다.
인근에 큰 나루가 있었다는 데서, 큰 나루, 순우리말로 한널마을입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행정편의를 위해 한자 지명으로 이른바 '창지개명'을 받은 겁니다.
[인터뷰] 추갑원, 사천시 한널마을 이장
"일제 때 '한널'이라는 한자가 없어서 '한월'로 (당시) 이장님이 행정기관에 제출해가지고 이때까지 그렇게 한월로 사용했습니다."
왜곡된 지명을 바로잡기 위해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한널마을 이란 유래를 자료에서 찾기 위해, 1600년대부터 일제강점기 당시 문서까지 뒤졌습니다.
사천과 경남도 지명위원회를 거친 끝에, 최근 국토지리정보원 고시까지 받아내며, '한널마을'이란 이름을 복원해 냈습니다.
[인터뷰] 이태주, 사천시 한널마을 주민
"한 20년 전부터 자료를 수집하게 됐어요. 가장 결정적인 자료가 1911년도에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지지자료'였습니다. 거기에 보니까 옛날 이름이 한널로 돼 있고 한자로 대진(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일본식 이름을 딴 사천 서택저수지를 온정저수지로 변경하는 등 행정 차원의 노력은 있었지만, 이번 사례는 주민 주도의 정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단 평갑니다.
[전화인터뷰] 박용식,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장
"그 마을 주민들이 마을 지명의 유래, 원래의 뜻과 관련해서 제대로 주민들의 힘으로 바꾼 사례는 저는 거의 없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주 드문 사례입니다. 그리고 아주 바람직한 사례입니다."
일제강점기 지명 변경은 전국적으로 남아 있는 문제입니다.
민족정기를 끊기 위한 강제 변경부터, 행정 편의상 왜곡된 지명, 또 옛 이름을 정비하다 잘못 이어져 온 사례까지.
우리 정서에 맞는 우리 지역 이름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SCS 김상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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