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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지리산 풍경따라 천년을 달리다 - ‘1코스, 선비 풍류길’

2025-11-04

김연준 기자(kimfed@s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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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 우리는 흔히 길을 ‘삶’에 비유하곤합니다. 어디서 시작해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는 여정, 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걸으면서 길 위에 수없이 많은 삶이 새겨지고, 그 삶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됩니다.

(여) 여기 걸어봐야할 삶이 있습니다. 지리산의 청정 자연을 품은 선비 문화의 고장 함양입니다. 서경방송은 4편의 기획보도를 통해 59km의 지리산 풍경길을 소개하려 합니다. 오늘 그 첫 번째 발걸음으로 거연정에서 개평한옥마을까지, 선비문화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합니다. 김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조선시대 영남 제1의 절경으로
불렸던 안의삼동 중 하나, 화림동.

남덕유산에서 흘러내린
남강 상류를 따라가면
수백 년 세월을 품고,
물가를 굽어보는 정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치형 나무다리를 건너
울퉁불퉁한 기암괴석 위에
세워진 거연정.

정면 3칸, 측면 2칸 중층 누각에
오르니 계곡의 푸른 숨결이
품안에 밀려듭니다.

조선시대 육십령 고개를 넘어
한양으로 과거 시험을 보러가던
영남의 선비들은 이곳을
‘백두대간 남쪽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자'라 했습니다.

[인터뷰] 김영환, 함양군 문화관광과 문화관광해설사
"하림재 전시서 선생께서 봉전마을에 서산서원을 짓고 그 옆 계곡 암반 위에 억새로 지붕을 만든 것이 거연정의 유래입니다. 정자 안에서 밖을 봐도 예쁘고, 정자 밖에서 정자를 봐도 아름답습니다."

[CG IN]
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동호정 같은 정자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냅니다.
[CG OUT]

해를 가릴 만큼 넓은
동호정 '너럭 바위'는
자연의 신비함을 더합니다.

안의면에 진입해
광풍루가 보일 때 북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연암물레방아 공원과
용추폭포도 볼 수 있습니다.

[CG IN]
길을 새지 않고 남쪽으로
향하면 만나는 60여 채의 한옥.
[CG OUT]

"좌안동 우함양"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유학자를 배출한
개평한옥마을입니다.

조선 성리학을 이끈
다섯 명의 대가 중 한 사람,
일두 정여창 선생의 생가도
이곳에 있습니다.

기와지붕마다
세월의 그림자가 내려앉은,
450년 역사의 고택을
보기위해 평일에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인터뷰] 정계조, 부산광역시
"(다음에는) 젊은 사람들하고 다시 한번 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집을 가지고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이곳의 상징인 전통주,
솔송주 체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동 정씨 가문에서
530년간 이어져 내려온
솔송주는 18년 전
남북정상회담 만찬주로 쓰인 뒤
정부 행사에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경남도 무형유산 보유자
박흥선 명인이
직접 빚는데, 은은한 솔향과
감칠맛이 특징입니다.

[인터뷰] 김영선, 솔송주문화관 홍보실장
"쌀, 누룩, 솔잎, 송순 이렇게 넣어서 발효시킨 뒤 깨끗하게 거른 약주입니다. 40도 술인 담술로 만들 수 있는 칵테일 체험이 하나 있고..."

함양군은 선비의 기품과
유교 문화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이같은
관광 자원들을 묶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인터뷰] 진병영, 함양군수
"우리 군은 이곳에 탐방 쉼터와 노사초 국수기념관, 남계서원 교육체험관 및 선비문화유산 풍류 관광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거연정에서
개평한옥마을까지,
약 24km의 길 위에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빚은
선비정신이 고요히
숨 쉬고 있습니다.

옛 선비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면,
그 길 끝에서 우리 삶 또한
조금은 맑아질지 모릅니다.
SCS 김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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