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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76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2026-04-06

김순종 기자(how2read@s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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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쟁 발발 직후 수만여 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보도연맹사건', 우리 지역에도 이 사건으로 희생된 이들이 적지 않은데요. 6일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유전자 대조를 통해 유가족을 찾은 고 정한석 씨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그럼에도 희생자 다수는 여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어, 더 늦기 전에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놔야 한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순종 기잡니다.

[리포트]
30대의 앳띤 청년과 90대 할머니의 사진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부부 사이인 두 사람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헤어진 뒤 76년 만에 유해로 만나 6일 지수면의 한 산기슭에 합장됐습니다.

당시 33세이던 정한석 씨는 보도연맹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보도연맹원 소집 소식에 집을 나간 뒤 행방불명된 그는 2002년 태풍 루사로 마산 진전면 여양리에 매장된 유해들이 흘러 내려오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20년 넘게 유가족을 찾지 못하다가, 지난해 진실화해위원회의 유전자 대조를 통해 신분과 가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6일 76년만의 장례가 이루어졌지만 가족들은 지난 세월, 아버지, 할아버지를 잃어버린 채 고통과 그리움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인터뷰] 정영우, 고 정한석 씨 유족(아들)
어머니 고생은 이루어 말 할 수 없이 많았어요. 그래서 나는 여태까지 성장과정에서도 다른 사람들처럼..오직 나는 살아야겠다..(아버지가) 그립기는 이루어 말 할 수 없지요. 사진을 한번씩 보곤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 사진을 참...

늦게나마 유해를 찾았지만, 76년이란 세월은 결코 짧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정경덕, 고 정한석 씨 유족(손자)
사실 아버지께서 평생의 그걸 다 이루신 거 같아서...할머니도 할머니지만 아버지는 평생 아버지 없이 평생을 지내고 사셔서 더 큰 한이 있었는데 오늘 (그 한을 푸셔서...)

한국전쟁 발발 직후 진주에서도 수천 명의 민간인이 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돼 우리 군경에게 희생됐습니다.

하지만 정 씨를 비롯해 유가족을 찾은 사례는 고작 3건.

그간 발굴조사를 통해 찾은 진주지역 유해 560구 중 480구는 아직 유전자 대조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유가족들은 더 늦기 전에 가족의 유해를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연조, 진주유족회 회장
아버지 돌아가신 지 76년, 제 나이가 우리 나이로 77살입니다. 한 세기동안 고통스럽게 살아왔는데 하루 빨리...유족, 유골 채취하는 거, DNA 분석해 유족품에 하루 빨리 돌려줬으면...

[기자]
"한국전쟁 발발 직후 진주에서 희생된 민간인은 약 2천명. 그 중 첫 유해가 오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이곳 용산고개에는 여전히 가족을 찾는 수백 명의 유해가 남아 있습니다. SCS 김순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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