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유해는 발굴됐지만.."여전히 컨테이너 박스에 보관"
(남) 진주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현장의 유해가 발굴되고 있습니다. 이번이 아홉 번째 발굴인데, 아직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민간인 학살 현장만 열 곳이 넘는다고 합니다.
(여) 지역 유가족회는 발굴된 유해들을 제대로 안치하기 위한 추모시설 건립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유해들은 모두 컨테이너 박스에 보관 중입니다. 양진오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산 72번지, 화령골.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국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지역 중 한 곳입니다.
발굴 현장에선
성인 남성의 다리뼈
수십 개가 발견됐고
희생자들을 사살하는데 사용한
카빈 소총의 탄두와 탄피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S/U : 이곳 현장에선 모두 25구의 유해가 발견됐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버클과 단추, 반지 등이 나왔는데요. 발견된 유해들은 모두 보존 작업을 거친 뒤 희생자 유족회에 인계될 예정입니다.
증언에 따르면,
실제 이곳에서 희생된 민간인은
40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과거 현장에서
묘지 조성 작업이 진행되며
유해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주에 남은
13곳의 학살지역도 마찬가지.
7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며
많은 훼손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노용석 / 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구소 책임연구원
- "여기 발굴의 특징이 뭐냐면, 주로 다리뼈를 중심으로 일부 뼈들이 끊어져서 나오는... 소위 말해서 교란된 흔적들이 많이 보입니다"
▶ 인터뷰 : 노용석 / 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구소 책임연구원
- "그게 아마도 예전에 여기 묘지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초반에 묘지를 조성할 당시에 아마 유해가 건드려졌다..."
유족들에게 인계된 유해들은 모두
진주 명석면에 위치한
유해보관 컨테이너 박스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관련 발굴 작업이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추모 공간조차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노용석 / 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구소 책임연구원
- "과거 청산의 가장 큰 목적이 재발방지인데요. 재발방지를 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유해들이나 현장의 모습들이 교훈으로,"
▶ 인터뷰 : 노용석 / 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구소 책임연구원
- "미래세대에 뭔가 영감을 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이 조금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발굴된 유해의 연고를 찾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관련 예산이 책정되지 않아
생존한 유족들의 유전자 샘플도
수집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 인터뷰 : 정연조 / 한국전쟁전후 진주민간인 피학살자 유족회 회장
- "진실화해위원회가 발족되고 억울한 희생이라는 게 규명이 되고 저희들은 대부분 판결까지 받고 나서야 한이 조금은 풀렸습니다만,"
▶ 인터뷰 : 정연조 / 한국전쟁전후 진주민간인 피학살자 유족회 회장
- "그래도 진주에 24곳의 이런 유해가 있다는 것을 과연 후손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 유족이 감당할 것은 아니고"
▶ 인터뷰 : 정연조 / 한국전쟁전후 진주민간인 피학살자 유족회 회장
- "이건 공권력에 의한 학살이라는 것이 규명됐으니... "
북한군과 연결 고리가 있다는 누명으로
후손들에게 까지
꼬리표 처럼 따라다녔던
과거의 연좌제도
연고 찾기에 여전한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일부 유족들은
연좌제로 인한 고통으로
보상금 수령조차 거부하고 있을
정돕니다.
▶ 인터뷰 : 정연조 / 한국전쟁전후 진주민간인 피학살자 유족회 회장
- "그 도장 가지고 우리 아버지라고 단정 짓기도 어려울뿐더러, 단정 지으려 하지 말고 추적도 하지 마라... 더 이상 거기에"
▶ 인터뷰 : 정연조 / 한국전쟁전후 진주민간인 피학살자 유족회 회장
- "시달리고 싶지 않다. 이렇게 거부를 하고 있는데, 그분은 살면서 얼마나 연좌제에 대한 고통을, 아픔을 겪었는지 다시는"
▶ 인터뷰 : 정연조 / 한국전쟁전후 진주민간인 피학살자 유족회 회장
- "떠올리기도 싫다고 완강하게 거부를 하고 있습니다. "
진주에서만 9번 째 발굴이 이뤄진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현장.
유족들은 추모 공간의 조성으로
과거의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교훈을 남기고 싶다 말합니다.
SCS 양진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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